정책

경기전망 '논란'...윤종원 “경기 하강 바닥 다져” VS 김진일 “재정정책 효과 10%도 안돼”

  • 조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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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6-09 16:40:07

    ▲청와대 윤종원 경제수석이 7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오는 9일부터 6박 8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과 관련, 경제 분야 주요 협력 사업과 기대 성과에 대해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한은 "역성장 기저효과, 경상적자 일시적"
    "무역전쟁에 견조한 성장 흐름 어렵다" 시장 의견도

    올해 1분기 '-0.4% 역성장'에 이어 4월 '-6.6억달러 경상수지' 발표로 경기 진단·전망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연초 고용·분배지표와 '소득주도성장'을 놓고 일었던 논쟁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성적 하락은 분명하지만, 하락 배경과 반등에 대해선 정반대의 해석이 맞서는 형국이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6~2.7%와 2.5%로 각각 예상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조만간 수정 전망을 발표할 계획이다.

    최근 부진한 경제지표를 반영해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성장) 전망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5월 31일 한은 통화정책 방향 의결문)이라는 게 이들 기관의 공식 진단이다.

    1분기 실질 GDP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성장률 쇼크' 우려가 나왔던 4월 2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분기보다는 2분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더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인 것은 전분기(2018년 4분기)에 재정 집행이 집중됐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컸고,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경상수지도 '일시적 요인(외국인 배당)'이 사라진 5월에 다시 흑자로 돌아섰으리라는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31일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며 "월별 지표에 연연하지 말고 전체 흐름, 연간 지표에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4월 발표된 1분기 성장률 속보치(-0.3%)가 지난 4일 잠정치(-0.4%)에서 0.1%포인트(p) 하향 조정됐지만, 자세히 따진 하락 폭은 0.028%포인트(-0.340%→-0.368%)였다.

    경상수지 적자도 반도체값 하락과 미중 무역 전쟁 등 '외생 변수'가 배당 송금이라는 계절적 요인을 만나 빚어졌을 뿐, 계절성을 제거하면 33억6천만달러 흑자였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올해 경제성적이 부진한 모습은 이처럼 통계 작성·해석상 문제 탓에 실제보다 과장됐다는 정부·한은의 인식으로 읽힌다.

    무역 전쟁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경기의 하방리스크는 커졌지만, 통계 작성 기준 변경으로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36%로 낮아지면서 확장재정으로 대응할 여력도 확보한 셈이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기가 하강국면에서 바닥을 다지고 있다"면서 "경기적인 부분과 구조적인 부분이 결부되어 있어서 통상적인 것보다는 경기 하강의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반기 경제 상황에 대해서 전망한다는 게 사실 굉장히 조심스럽고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당초 예상보다 커진 상황이고, 앞으로 대외 여건에 따른 하방 위험이 장기화할 소지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바닥을 다진다는 게 갑자기 한 달 만에 돌아서고 이런 것은 다지는 게 아닐 것"이라며 "여러 가지 구조적인 문제, 대외 여건의 문제와 같이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총력 대응을 위해 이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을 계획이다. 윤 수석은 "성장의 하방 위험이 커진 상황이라서 보다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2.6∼2.7%인 경제성장률 목표를 소폭 하향 조정하는 반면, 현재 15만명인 고용증가 목표는 상향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하반기 경기 보강을 위해 대규모 기업 투자프로젝트 지원과 소비·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 혜택 등도 검토한다.

    정부가 추진할 예정인 3단계 기업투자 프로젝트에는 화성 국제테마파크 등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대 10조원 규모로 기업·공공 투자를 보강해 경기 살리기에 나선다.

    그러나 나쁜 성적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현 정책 기조의 긍정적 측면에 맞춰 해석하려 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이인호 한국경제학회장(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은 9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대외 여건은 할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국내의 경우 제일 좋은 정책을 쓰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궁하다 보니 비용 절감, 즉 카드 수수료 인하나 통화정책을 통한 자본비용 인하에 신경 쓰는 것 같다"며 국내외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못해 기업에 수입 전망과 투자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무역 전쟁이 경제 주체들의 심리에 너무 악영향을 줬고, 한국은 반도체 2년 호황마저 끝났다"며 "한은은 반도체 업황을 근거로 하반기에 경기가 개선한다는데, 반등 신호가 약하다. 투자와 소비도 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의 기존 전망대로 올해 2.5%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2분기에 전기대비 성장률이 1.3∼1.4%로 반등하고, 3분기와 4분기에도 0.9∼1.0%의 견조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

    무역 전쟁에 따른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런 흐름이 순탄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시장에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김진일 고려대 교수는 "한은이나 정부는 정책 당사자로서 민간보다는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 당국은) '약(추경등 재정정책)을 먹으면 곧 낫는다(경기회복)'고 하지만, 실제로 그럴 확률은 10%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한은이 최근 성장률이나 경상수지 발표와 관련, 소수점이나 계절성 등을 유독 강조하는 배경에 주목하는 이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이나 언론에서 보는 것보다 우리 경제가 아직 튼튼하다는 점을 한은이 강조하고 있는데, 기준금리 인하론을 차단하려는 포석 같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왔지만, 이주열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직 아니라고 보고 있다"라거나 "(소수의견이) 시그널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선을 그은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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