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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메리츠화재, 가입자 볼모 그들만의 '이전투구'...GA의 '보이콧'에 서로 책임 전가

  • 조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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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9-28 04:56:57

    ▲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좌)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우) © 각 사 제공

    [베타뉴스 조창용 기자] 삼성화재(대표 최영무)는 최근 메리츠화재(대표 김용범)가 ‘손해보험 공정경쟁질서 유지에 관한 상호협정’을 위반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손해보험협회 산하 공정경쟁질서확립대책위원회에 신고했다.

    손보협은 회원사간 '신사협정'을 맺어 공정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이는 다른 회사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비방을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이 보험설계사 수수료 개편에 착수하자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가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전속 설계사 수수료 체계를 이유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이에 메리츠화재의 한 본부장이 GA 대표들을 설득하기 위해 보낸 단체 문자메시지 때문에 장기인보험 판매 경쟁으로 치열한 영업전선에서 양사간 감정 싸움으로 번졌다. 이 문자에는 '삼성화재가 GA업계를 무시하고 전속 설계사 수수료를 인상해 어려움을 가중시켰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GA업계는 삼성화재가 설계사의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면서 월납보험료의 1200%까지 제공하는 방식을 도입할 경우 GA에서 상당수 설계사가 이탈할 것이라며,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보험상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보이콧을 예고했다. 메리츠화재는 일찌감치 설계사 수수료경쟁을 촉발시켰다는 빌미로 보이콧 명단에 포함됐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문자 내용은 웬만해서는 그런 생각을 안할텐데 수위가 너무 높았다"며 "제소를 했고 협회 측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자엔 삼성화재가 GA업계를 무시하고 전속 설계사 수수료를 인상해 어려움을 가중시켰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삼성화재는 신입 전속 설계사에게 월납 보험료의 최대 1200%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실적형 수수료 체계 도입하려다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해당 문자메시지를 통해 “삼성화재는 회사 내 GA 매출이 10%도 안 돼서 GA를 무시하고 전속 설계사 수수료를 인상했다”며 “아무런 조치 없이 신규 설계사에게 엄청난 조건을 제시해 GA 대표들의 설계사 채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삼성화재가 메리츠화재와 GA 대표들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가 분명한데도 메리츠화재가 삼성화재와 같이 판매 중단의 당사자가 된다는 것은 정말 억울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삼성화재는 메리츠화재가 GA업계 대표들에게 허위사실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손해보험 공정경쟁질서 유지에 관한 상호협정’을 위반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손해보험협회 산하 공정경쟁질서확립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에 메리츠화재를 신고했다.

    상품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GA업계의 일방적인 통보에 공동 대응해야 할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이 같이 비방과 신고라는 공방만 이어가고 있다.

    실제 갈등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 삼성화재인지, 메리츠화재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문자메시지와 같이 신고를 뒷받침할 명확한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을 뿐 삼성화재 역시 메리츠화재에 책임을 떠넘겼다는 얘기가 돌았다.

    삼성화재는 메리츠화재가 전속 설계사를 늘리는 과정에서 GA 소속 설계사들이 대거 메리츠화재로 이탈했다는 점을 GA업계에 강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상호협정 위반 신고는 양측이 어느 쪽 책임과 잘못이 더 크다는 점을 부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보험업계 내부 갈등 사태라는 해석이다.

    한편, GA업계는 금융당국의 수수료 제도 개편에 반발하는 과정에서 장기 인보험시장 1위 자리를 놓고 격돌한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를 볼모로 잡았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일 발표한 개편안은 모집 첫 해 시책비를 포함한 연간 수수료를 월납 보험료의 1200%로 제한하고 현행 선지급 이외에 분할지급 방식을 도입하는 내용이다.

    GA업계에 장기 인보험의 매출을 60% 이상을 의존하는 메리츠화재와 10%대 의존도를 높이려는 삼성화재는 좋은 먹잇감이 됐다. 지난해 장기 인보험 신계약 보험료 기준 메리츠화재는 전체 1226억원 중 769억원(62.7%), 삼성화재는 전체 1348억원 중 194억원(14.4%)을 GA를 통해 거둬들였다.

    특히 올해는 두 회사의 상품 판매 경쟁이 더욱 격화돼 어느 쪽도 GA에 적극 대응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1~7월 장기 인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삼성화재가 950억원, 메리츠화재가 935억원으로 15억원 차이에 불과했다.

    GA경영자협의회는 이달 9일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상품 판매 중단 결정을 보류하기로 결정하면서 개편안에 대한 보험업계의 의견을 제출할 때 GA업계의 반대 의견을 반영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GA업계는 전속 설계사와 달리 GA 운영에는 임차료나 인건비와 같은 필수 경비가 들어가는 만큼 수수료를 더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제도 수정 건의안을 금융위에 제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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