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단독] 혈세 빠는 '전자씰?'..관세청, 십여년간 수십억 불법 과태료 추징 '논란'

  • 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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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6-10 20:03:43

    [베타뉴스=유주영 기자] 관세청이 수년간 법률을 자의적으로 과잉 해석해 법적 근거가 부족한 수십억원에 이르는 과태료를 운송업체들에 추징해 왔고, 이 제도를 운영하기 위해 수 십억원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주장이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담당 공무원에 의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담당 공무원 A씨에 따르면 관세청은 고시에 대한 유추 해석으로 배송 완료 후 운송업체가 운송완료 보고를 재차 해야 하는 법적 근거 없는 제재를 만드는 한편 관세법의 하위개념이자 공무원 간에 통용되는 관세청 '지침'에 법률에 없는 과태료 조항을 넣어 부당한 이득을 챙겼다는 것.

    이 주장을 제기한 해당 업무 담당 공무원 A씨는 2년 전부터 이 제도가 불법이라며 두 차례나 제도 개선을 제안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으나, 사실상 묵살되었다며 최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제기해 논란은 더욱 증폭될 모양새다.

    ▲ 관세청이 자리한 정부대전청사 전경©베타뉴스

    A씨의 제보에 따르면 관세청은 관행적으로 상위법을 과잉 유추 해석해 상위법에 없는 지침을 만들어 최근 10여년간 운송업체에 과태료를 임의로 부과시키고 있었다. 또 최근 10여년 동안 이 지침에 근거해 물린 과태료는 많으면 백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담당 공무원인 A씨는 주장했다.

    또 이런 전자씰 제도와 과태료 부과는 담당공무원인 자신이 아무리 검토해 보아도 법적 근거가 부족해 불법으로 보이며,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 본 바로도 과잉 유추해석을 통한 무리한 법집행으로 보여 불법의 소지가 있으며 당장 이 제도를 보완 혹은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세청 지침을 보면 운송업체는 위험도가 큰 수하물 컨테이너에 전자씰(E-seal)을 붙이고 해당 화물을 배송한 업체가 배송 완료 후 컴퓨터 혹은 팩스로 세관에 보고해야 한다.

    전자씰(전자봉인,e-seal)은 GPS 및 무선이동통신 모듈 등을 갖추고 시간 주기대로 위치와 봉인상태를 전송하는 세관봉인을 말한다.

    십여년 전 전자씰이 도입된 이래로 위험도가 높은 화물은 전자씰이 부착된 채 컨테이너를 운송업체가 화물 주인에게 인도하고 나서도 다시 전산으로 배송완료를 클릭하거나 팩스를 보내 세관에 운송을 완료했다는 것을 보고하게 됐다.

    이에 대해 보세사로 활동하고 있는 전직 관세청 직원 B씨 또한 "10여년 전부터 인천 세관 등에서 전자씰 업무를 담당했지만 전자씰을 부착해 보세운송사로 하여금 도착 보고를 하게 하는 지침은 요식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B씨는 "세관 통과시 관리화물 검색기로 컨테이너 X-레이 검사를 하거나 전량 개봉검사를 하고 있는데 왜 이런 지침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전자씰 부착 지침으로 업무적 성과를 올렸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 불법 논란이 일고 있는 전자씰

     

    이에 A씨는 전자씰 지침 위반시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이것이 세 번 이상 반복되면 이 운송업체는 AEO 재발급에 어려워지고, 세관을 통과하는 데 큰 어려움이 생긴다며 이로 인해 영세 운송업체는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몰린다고 주장했다.

    운송업체가 AEO(Authorized Economic Operator :수출입안전관리우수공인업체)에 재선정되지 못하면 화물의 샘플의 상당 부분을 검수받아야 해서 시간을 다투는 운동업체로서는 손해가 크고 이런 운송업체를 보세사들이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전자씰에 관한 관세청 지침은 관세법 215조 "보세운송의 신고를 하거나 승인을 받은 자는 해당 물품이 운송 목적지에 도착하였을 때에는 관세청장이 정하는 바에 따라 도착지의 세관장에 보고해야 한다"에 위반되는 지침이라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이 지침으로 십여년간 과태료를 낸 업체만 700여곳, 관세청이 징수한 과태료는 수십억원이라는 A씨의 주장이 맞다면 관세청은 수십억원의 부당한 과태료 징수를 해 왔을 뿐만 아니고, 불필요한 규제로 중소 민간업체를 울린 셈이 된다.

    또 2년 전부터 A씨가 제기한 두 차례 제도 개선 제안을 사실상 묵살하면서 이 제도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도 2년 가까이 강행 해 온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관세법의 하위 개념인 보세운송에 관한 고시 41조 7항에 따르면 '법 215조에 따른 보세운송물품 도착보고는 '보세구역 운영인의 반입신고'로 갈음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는 화물주가 화물을 인도 받으면 세관에 이를 통보하며, 운송업체가 세관에 보고할 필요 없이 이것으로 세관의 운송보고는 종결된다는 것이다.

    물론 관세청 측은 41조 7항의 부가 조항인 "다만 제28조제1항 및 제35조에 따라 검사대상으로 지적된 경우 보세운송신고인 또는 보세운송 승인 신청인은 도착 즉시 운영인에게 도착물품의 이상여부를 확인받은 후 그 결과를 세관화물정보시스템에 전송하여야 한다"에 의해 운송업체가 세관에 운송 완료를 보고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 '검사대상'과 '감시대상'의 두 용어가 혼용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A씨는 지적했다.

    전자씰 무단해제에 대한 처벌 지침은 관세법 제140조 제3항와 제216조 제1항에 위반된다며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각각 부과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러나 이 지침은 자의적 법 해석의 결과이며 보세운송의 기본이 되는 제215조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화물이 검사대상인 것을 감시대상으로 자의적 해석을 해 법률에도 없는 지침을 상위 몇 단계나 뛰어넘어 관세청이 정해 과태료를 징수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한 대부분 화물의 위험도는 세관 직원들이 자의적으로 정하고 있다고 A씨는 주장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위험도는 관세청장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밝혔으나 B씨 등 관세청 직원에 따르면 부산세관 및 인천세관에서는 위험도를 따로 측정하지 않고 무작위로 전자씰을 부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A씨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이런 중소 운송업체들이 운반하는 화물은 대부분 대기업의 부품으로 위험 소지가 거의 없는 화물들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

    해당 업무 담당자인 공무원 A씨는 "관세청의 법률에 어긋나는 전자씰 지침은 폐기돼야 한다"며 "10여년간 걷어온 불법적 과태료도 해당 업체에 모두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자씰을 둘러싼 이러한 논란에 대해 법학박사인 김모 교수는 우선, 고시 제41조 단서조항이 불필요하게 규정돼 운송인에게 과태료가 부과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고시28조에서 신고가 끝난 물품을 검사한 후 보세운송인 등에게 "운영인에게 도착물품의 이상여부를 확인받은 후" 세관화물정보시스템에 전송하도록 하는 절차에 의문을 표했다.

    고시 제41조에 보세운송물품을 인수한 즉시 세관화물정보시스템에 반입신고하고, 그 기록을 2년간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운영인 등이 물품도착을 신고하고 있음에도 "물품을 검사한 경우"에 운영인이 신고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인에게 이상여부를 확인받은 후, 세관화물정보시스템에 운송인이 전송하도록 하는 규정은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김 교수의 해석이다.

    그리고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관세청 내부 지침으로 운영되는 ‘GIS 화물감시종합망 운영관리에 관한 지침’(2011.6.15.제정)에 따른 과태료부과처분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김 교수는 "동 규정은 내부지침, 즉 행정규칙으로 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제재가 규정돼 있고, 전자봉인을 무단 훼손한 경우 1000만원 이하, 운송경로 이탈의 경우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하고 있음은 상위법에 구체적인 규정이 없음에도 이를 지침으로 규정했다면 법치주의에 정면으로 위반된다. 법원칙상 행정규칙으로는 법에 규정된 세부적 사항을 정할 수 있을 뿐 법에 규정이 없는 과태료 규정을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A씨는 "관세청의 부당한 불법 행위는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며 "국민 세금을 낭비하고 운송업체를 울리는 이런 지침은 철폐함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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